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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스키 찾기/이마트 트레이더스 위스키 추천

이마트 트레이더스 위스키 추천 #2

by **dk))alskj^^ 2023. 3. 22.

트레이더스 위스키 가뭄에 한 줄기 빛과 같은..

작년 6월경 이마트 트레이더스를 갔었을 때 이제 막 팔레트에 진열되어 있었던 그 당시 신상 위스키가 있었습니다. 그 당시 굉장히 맛있게 먹었었고 다시 재구매를 하러 갔으나 한 달 뒤 바로 진열매대에서 빠져서 굉장히 아쉬움을 줬었던 위스키가 있었습니다. 그로부터 반년이 훌쩍 지난 지금 이제는 진열매대에 언제나 진열되어 있으나, 덩달아 새로운 위스키들이 줄줄이 나오고 있어서 볼 때마다 항상 다음번에는 꼭 저걸 사야지 했었습니다. 

 

마침 어제 개인적으로 시간이 있어서 오랜만에 트레이더스를 갔었습니다. 아직 트레이더스 위스키 코너가 숨 고르기를 하는 중이라 마땅히 살게 없었고, 그나마 구매하려 했었던 "네이키드 몰트"가 없어서 고민하던 와중에 다시 한번 맛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구매를 하게 되었습니다. 마치 메말라 있던 트레이더스 위스키에 한줄기 빛과 같은 녀석 같았습니다. 

 

블라드 녹 

스코틀랜드 게일어로 "꽃들이 피어 있는 곳"이라는 뜻의 블라드녹은 1817년 존 맥클레랜드와 토마스 맥클레랜드 형제에 의해 설립된 스코틀랜드 로우랜드에 위치한 증류소입니다. 동시에 스코틀랜드의 최남단에 위치한 증류소라는 타이틀도 가지고 있습니다. 

 

아름다운 뜻을 가진 블라드녹 증류소의 일대기는 그리 썩 아름답지 못했습니다. 설립된 증류소는 경영악화로 폐쇄되었다가 다른 곳에 인수가 되고 또다시 폐쇄가 되고 심지어 증류기기들이 팔리는 등 최근 2014년까지 증류소 재가동과 인수와 폐쇄를 반복을 하였습니다. 

 

그러던 중 2015년 호주의 요거트 회사의 소유주인 데이비드 프라이어에게 인수가 되고 2017년 증류소를 재가동하였습니다. 이어 증류소 투어 등 공격적인 마케팅을 시작하면서 2019년 마스터 디스틸러 이안 맥밀란이 퇴사로 맥켈란의 역작을 만들어 냈던 닉 세비지를 영입을 하면서 지금의 블라드녹을 완성시켜 지금까지 이어져 오고 있습니다. 

 

문을 여닫고 다시 새롭게 시작한 증류소이지만, 공식적인 제품의 라인업은 가짓수가 꽤 많이 있습니다. 

비나야, 삼사라, 14년, 19년 등등 정식라인업과 지금은 단종이 된 기념 한정판과, 워터풀과 같은 증류소 방문 시에만 구매할 수 있는 다양한 라인업이 있습니다. 그중 블라드녹 비나야는 엔트리급 제품으로써 대형마트나 주류샵에서 구매를 할 수 있습니다.

 

블라드녹 비나야

블라드 녹 "비나야"

산스크리트어로써 "존경과 감사"를 뜻하는 비나야는 숙성년수가 표기가 되어있지 않은 NAS제품입니다.

지금 이마트 트레이더스에서 79,800원에 구매를 하였고, 처음 샀을 당시에 기억으로는 6만 원 후반 대였던 걸로 기억이 되는 것이 위스키 가격이 그새 이만큼이나 많이 올랐구나 싶었습니다. 

 

무엇보다 인상적인 것은 위스키병 답지 않게 넓고 얕게 각진 병의 모양이었습니다. 다 마시고 이 병에 디퓨저를 해 놓아도 예쁠 것 같아서 다 마셔놓고 공병을 한동안 잘 모셔놓았다가 이사를 하면서 버렸던 기억이 있습니다. 

알코올 도수는 46.7%이며 퍼스트필 버번캐스크와 퍼스트필 쉐리캐스크를 이용해 숙성을 하였습니다. 가장 엔트리급 제품에 이런 퍼스트필 캐스크를 사용하는 것이 블라드녹의 공격적인 마케팅을 나타내는 것 같습니다. 

냉각여과를 거치지 않고 그대로 담아내어 본래의 색과 형태를 고스란히 담고 있습니다. 

 

테이스팅

처음 향에서는 캐스크의 영향으로 처음 바닐라의 달큼함과 뒤이어 붉은 과일, 즉 베리류의 달달함이 향긋하게 나타났습니다. 뒤이어 몰트의 고소함이 아주 진하게 나타나는 것이 달달하고 고소한 음... 비유를 따지자면 우유맛사탕? 같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맛을 느껴보면 입으로 들어오는 느낌이 처음에는 오일리했습니다. 기름지다고 해서 입안 전체가 기름지듯이 느끼하거나 아니면 부드럽다는 느낌이 아니라 술 자체에서 마치 막에 쌓여있듯 느껴졌으나 입에서 잠깐 사이에 그 느낌은 금방 사라지고, 입에 머금고 있으면 청사과 같은 풋풋한 과일느낌과 초콜릿처럼 달큰 쌉쌀한 느낌도 들고, 더 나아가 마지막에는 후추의 알싸함도 살짝 있었습니다. 

마지막 피니쉬에서는 약간의 스파이시와 묵직한 바디감의 여운이 아니라 살짝 가볍게 떠있는 듯한 느낌의 피니쉬가 묘하고 괜찮은 것 같습니다. 길이는 중간 길이 정도의 느낌이 꽤 좋았습니다. 

 

 

존경과 감사의 마음을 담아서

지금은 7만 원대 후반의 가격이고 주류샵에서는 8만 원대 후반정도에 판매가 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마트 트레이더스에서 7만 원대 후반의 가격이면 구매할 수 있는 선택지가 많아집니다. 그렇다고 많은 종류의 위스키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여유 있게 구매를 할 수 있는 가격대이다 보니 진열매대에 그리 많은 판매율을 보이고 있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 가격대에 46도의 알코올 도수와 이 정도의 스펙은 어찌 보면 가성비제품이라 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중요한 것은 맛이겠죠. 그것 또한 충족시킬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맛 또한 빠지지 않을 정도로 밸런스도 괜찮고 두 캐스크의 캐릭터가 어디 하나 빠지지 않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선물세트가 필요한 명절이나 연말연시에 "존경과 감사"라는 뜻을 가진 비나야도 선물세트로 나오지는 않지만(개인적으로 나왔으면 좋겠습니다.) 명절세트로 흔했던 발렌타인이나 조니워커 대신 이것 또한 아주 좋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 위스키가 주목받아야 할 또 하나의 이유가 수입사가 "김창수 위스키"입니다. 요즘 애호가들 사이에서 대한민국 싱글몰트 위스키의 시초가 누구인가라는 것에 대한 얘기가 종종 있습니다. 쓰리소사이어티의 "기원"과 김창수 위스키의 "김창수 위스키"입니다. 둘 다 충분히 각각의 이유로 납득이 되는 이유가 있지만, 그 이유를 논외로 두 고았다 존경과 더 좋은 위스키를 만들어 제공해 주는 것에 감사를 표할 곳인 것은 분명한 것 같습니다.

모쪼록 이번 명절에는 비나야로 선물세트 대신에 감사와 존경을 표하심도 괜찮을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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